
한 때 나는 조폭 마누라였다. 그 당시에 조폭 마누라는 가장 왈가닥 같은 여학생만 가질 수 있던 별명이었다. 그때의 나는 두려울 게 없었다. 화장실에 같이 갈 친구들이 항상 네다섯 명은 있었다. 나는 조폭 마누라라는 별명을 훈장처럼 여겼다. 그 별명이 내가 친구가 얼마나 많은지 증명해주는 지표라고 생각했다. 그땐 그랬다. 지금은 부를 하객이 없어서 결혼식을 못 할 것 같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핸드폰에 저장된 친구 연락처는 열 개도 안 된다. 그중에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만나는 친구는 단 한 명뿐이다. 대외적으로는 외롭지 않은 척, 혼자가 체질인 척하지만 사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