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시내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수프와 이데올로기>의 중심엔 양영희 감독의 어머니가 있다. 십수 년 전부터 카메라를 들고 일본과 평양을 오가는 재일 코리안 가족의 삶을 기록해온 양영희 감독. 그는 <디어 평양>(2006)에선 열렬한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활동가인 아버지의 삶과 기억을 물었고, <굿바이, 평양>(2009)에선 평양에서 태어난 조카를 통해 자신을 돌아봤다. 막상 들여다보면 가족의 소소한 모습이 담긴 평범한 영상 일기와도 같은 영화들이지만, 그 여정이 결코 쉽고 편안했던 것은 아니다. 재일 코리안 1세로 오사카에 거주하며 평생 북한을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