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식들에게 폐가 되기 싫어서 죽을 때까지 혼자 살겠다고 호언장담하셨던 할머니. 그랬던 할머니가 추석을 한 달 앞두고 아빠를 호출하셨다. 나 좀 데려가라, 기력 없어서 밥도 못 해먹겄다. 아빠는 곧장 할머니를 우리 집으로 모셔왔다. 할머니가 우리 집에 계시게 되면서 명절의 모습이 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난생 처음 겪어 보는 고요하고 한산한 추석이었다. 명절 풍경이 달라진 건 우리 집만이 아니었다. 명절 다음 날 추석을 쇠러 내려온 A와 만났다. 4년째 경기도에서 경찰로 일하고 있는 친구였다. 일 년 만에 만난 친구의 얼굴은 방금 득도한 사람처럼 환한 빛이 감돌았다. 그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