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자괴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지마는 내가 느끼는 자괴감은 유독 심했다. 아무리 고쳐도 내 자소서는 진부했고, 온갖 거짓과 허황으로 범벅되어 있는 듯했다. 내 자소서는 인사팀에서 첫 문장만 읽고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릴 운명을 타고난 것처럼 보였다. 내 자소서가 뻔해져 버린 이유는 글에 나만의 경험이나 생각이 들어가 있지 않아서였다. 나만의 것을 써넣고 싶었지만 그런 게 나한테 있나 싶었다. 대입을 준비하며 자기소개서를 썼을 때도 그랬다. 고등학교를 한참 전에 졸업했는데도 나의 수준은 여전히 그때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에 자괴감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