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가을, 나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충동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 틀어박혔다. 육 개월 동안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몇 년 만에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잠만 잤다. 아무리 자도 피곤은 가시지 않고 더 많은 잠을 자고 싶다고 생각했다. 부모님과 친구들이 번갈아서 방문을 두드리며 도대체 뭐가 그렇게 힘들어서 이러는 거냐고 물었다. 방을 나설 때까지 그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나조차도 내가 왜 힘든 건지 몰랐다. <요즘 애들>을 읽고 나서야 지난 물음에 답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밀레니얼로 살면서 번아웃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 계속 노출되어 있었고, 결국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