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김애란 작가의 단편 소설들을 읽었다. 나보다 몇 살 많은 언니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그 안에는 2000년대 초반 노량진을 거쳐 간 20대의 모습부터, 30대와 40대가 되어 마주한 현실이 강렬한 문장으로 새겨져 있었다. 동시에, 1980년대생들이 사회에 진입하며 겪어야 했던 한국 사회의 기록이기도 했다. “그곳이 정말 ‘지나가기만’ 하는 곳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7년이 지난 2005년 지금도 나는 왜 여전히 그곳을 ‘지나가고 있는 중’인 걸까” - <자오선을 지나갈 때> (2007) <자오선을 지나갈 때>의 주인공은 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