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가 회사를 운영하고 계세요. 그러니까 자본가인데요. 마음이 복잡하네요. 우리 아버지가 직원들을 착취하고 있는 건가요?” 학생 대상으로 마르크스 《자본론》을 강의하다 보면 간혹 이런 질문을 만나기도 한다. 자본가가 회사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이는 이윤이 노동자의 빼앗긴 시간, 즉 ‘착취’에서 나온다는 게 《자본론》의 핵심 내용이니까. 그 분석대로면 아버지가 직원을 착취한다는 얘기이니 마음이 복잡할 수밖에. 물론 《자본론》을 오로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연구서로 받아들인다면 착취라는 단어를 가치 중립적 개념어로 이해할 여지도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