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시내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우리 지옥에서 만나자.” 자못 심각하고 무자비하게 들리지만, 어두운 스릴러 영화나 총칼 든 화려한 장르 영화의 대사는 아니다. 이건 사랑하는 친구 곁에서 카메라를 든 감독이 웃으며 건네는 말이다. 둘은 지금 퀴어문화축제 한복판에 있다. ‘지옥’은 건너편에 진을 친 혐오 세력이 목이 터져라 외치는 단어다. 동성애는 죄악이며, 너희는 지옥에 갈 것이라고, 그들은 소리 지른다. 뭐가 그리 진지하고 절박할까 의문스러운 찰나, 이쪽에 선 감독은 밝게 웃으며 말한다. 우리 그럼 지옥에서 만나. 지옥까지 같이 가자. 그런데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