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시내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대지 위를 끝없이 달리는 기차에서 생면부지의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난다. 게다가 이들이 머무는 곳은 좁은 2인용 객실 칸이다. 원래 여행지에서 사랑의 불꽃은 더 쉽게, 더 강렬하게 튀는 법이니, 어쩌면 둘은 지금 새로운 인연을 시작하기에 최적의 조건에 있는지도 모른다. 여기에 더해 시간적 배경이 1990년대라면 어떨까? 지금처럼 핸드폰에 얼굴을 파묻는 대신 창밖을 바라보며 상념에 젖어들거나, 곁의 누군가와 말을 섞으며 심심함을 달래야만 할 것이다. 언뜻 낭만적으로 들리지만 실은 이 모든 설정을 갖춘 영화 <6번 칸>(2022)은 그리 로맨...